여럿이 들어가는 공포는 누구에게 몰리는지로 갈린다

온라인 공포 게임을 고를 때 기준은 무엇이 무서운지가 아니다. Phasmophobia부터 Content Warning까지, 공포가 플레이어 사이에 어떻게 배분되는지 비교했다.

뉴스
김지훈
여럿이 들어가는 공포는 누구에게 몰리는지로 갈린다

온라인 공포 게임을 고를 때 사람들은 대개 무엇이 무서운지를 먼저 본다. 그런데 넷이 같이 게임을 켜는 순간 기준이 흔들린다. 화면 앞에 앉은 넷 중 하나만 비명을 지르고 셋이 웃는다면, 그 판의 공포는 이미 한 사람 몫이다.

그래서 여기서 비교하는 것은 귀신의 생김새나 놀람의 개수가 아니다. 겁이 어느 자리에 놓이고, 누가 그것을 나눠 갖는지다. 다섯 편을 이 기준으로 보면 선택은 좁혀진다.

Phasmophobia는 온라인 공포 게임에서 시야를 개인에게 묶어둔다

Kinetic Games가 2020년 얼리 액세스로 공개한 이 게임은 네 명이 장비를 나눠 들고 집에 들어간다. EMF 측정기를 든 사람은 숫자만, 온도계를 든 사람은 방의 온도만 알기 때문에 무전으로 말하지 않으면 그 정보는 그 사람 손안에서 끝난다. PC와 콘솔로 넓어졌다.

장비가 곧 역할이고 역할이 곧 시야다. 무서움은 귀신이 문을 닫는 순간보다 무전에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짧은 침묵에서 온다. 장비를 더 챙기는 것보다 누가 어디를 보는지 맞추는 일이 먼저다.

Dead by Daylight의 비대칭 구조는 온라인 공포 게임의 감정을 한쪽에 몰아준다

매칭 인원은 다섯이지만 다섯이 같은 감정을 겪지는 않는다. Behaviour Interactive가 2016년에 내놓은 이 게임이 살해자 하나와 생존자 넷으로 판을 짜기 때문이다. 살해자는 압박하는 쪽이고 생존자는 압박받는 쪽이다. 비대칭 공포 게임이라는 분류는 이 구조에서 출발했다.

생존자 넷은 같은 편인데 서로 화면을 볼 수 없다. 같은 편이면 같은 두려움을 갖는 걸까? 발전기를 돌리려면 흩어져야 하고 흩어지면 혼자가 되는데, 공포는 팀 전체에 고르게 퍼지지 않고 그렇게 혼자 남은 지점에 몰린다. 무서움을 한쪽에 몰아넣고 다른 쪽에 쾌감을 준 배분 덕에 오래 살아남았다.

Lethal Company는 온라인 공포 게임에 회계 장부를 들고 들어온다

할당량이 먼저다. Zeekerss가 2023년 얼리 액세스로 공개한 이 게임은 최대 네 명이 폐허가 된 위성에 내려가 값 나가는 물건을 챙긴다. 시야 밖에서 벌어지는 일은 목소리로만 확인된다. 누가 어디서 무엇을 보는지가 목소리에 실려 오고, 그 목소리가 끊기면 남은 사람들은 같은 상상을 한다.

괴물보다 무서운 것은 못 채운 할당량이다. 겁 대신 손해를 계산하고, 무서운 방에 들어갈지도 장부로 정한다. 공포가 시야가 아니라 회계로 배분되는 셈이다.

The Outlast Trials는 동료를 안전장치가 아니라 시간 벌이로 쓴다

역할이 고정되지 않는 협동은 생각보다 드물다. Red Barrels의 이 작품은 2023년 얼리 액세스, 2024년 정식 출시로 PC와 콘솔에 나왔다. 팀을 꾸려 같은 시설을 통과하고, 같은 추격을 당한다.

그래서 동료의 쓰임이 앞의 게임들과 갈리는데, 한 명이 끌려가는 동안 남은 사람이 문을 열고 누군가 소리를 내면 다른 사람이 그 틈에 몸을 숨긴다. 누군가 있다는 게 안심이 아니라 계산이 되는 순간이다.

Content Warning에서는 카메라를 든 쪽이 제일 불안해진다

목표가 생존이 아니라 촬영이다. Landfall이 2024년에 낸 이 게임에서 카메라를 든 사람은 뒤로 물러나고, 화면에 담기려는 사람은 앞으로 나간다. 같은 복도에서 한 명은 소재를 찾고 다른 한 명은 도망친다.

조회수가 보상으로 걸리면 겁은 감정에서 성과로 바뀌고, 비명이 클수록 남는 게 있으니 무서움을 참는 대신 무서운 척을 고민하게 된다. 웃음과 비명은 같은 트랙에 들어간다.

Phasmophobia와 Lethal Company, 같은 4인 협동인데 무서움의 주인이 다르다

둘 다 네 명이 목소리로 정보를 맞추는 게임인데 겁이 시작되는 자리가 정반대다. 아래 표는 다섯 편을 같은 축에 놓은 것이다.

게임

공포가 시작되는 지점

플레이어가 그 공포로 하는 일

Phasmophobia

장비를 든 개인의 시야

말로 옮겨 팀의 판단으로 바꾼다

Dead by Daylight

홀로 남은 생존자

숨고 도망치며 시간을 번다

Lethal Company

목소리로만 확인되는 바깥

손해를 계산해 동선을 정한다

The Outlast Trials

시설이 반복해서 만드는 추격

서로가 미끼가 되어 다음 문을 연다

Content Warning

카메라 앵글 안쪽

겁먹은 장면을 상품으로 만든다

갈리는 건 인원이 아니다. 공포를 누가 들고 있느냐다.

처음 만난 네 명에게 온라인 공포 게임을 권하는 순서

협동 공포 게임은 대화가 절반이다. Phasmophobia는 장비 설명을 서로 해줘야 판이 굴러가므로, 어색한 사이일수록 실력 차이가 대화에 흡수된다.

  • 이미 손발이 맞는 파티라면 Lethal Company나 The Outlast Trials. 실수와 실패가 웃음으로 남는 쪽이다.
  • 이기는 재미가 필요한 파티라면 Dead by Daylight. 대신 감정 소모가 크다.
  • 기록을 남기고 싶은 파티라면 Content Warning. 플레이가 곧 결과물이다.

이 게임들을 오래 붙잡기 어려운 세 부류

  1. 조용히 있고 싶은 사람. 여기 나온 게임은 목소리를 쓴다. 말을 아끼면 정보가 끊기고, 정보가 끊기면 남의 겁만 커진다.
  2. 지는 걸 오래 곱씹는 사람. Dead by Daylight는 한 판의 패배가 다음 판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3. 목소리가 기록으로 남는 게 싫은 사람. Lethal Company와 Content Warning은 목소리가 결과물의 일부가 된다.

어색한 넷이 어색함부터 풀고 싶다면 Phasmophobia, 이미 웃을 준비가 된 파티라면 Lethal Company가 낫다. 무서움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면 Dead by Daylight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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