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와 비슷한 게임 다섯 편, 각자 누구에게 맞는지 갈라 보기

GTA 같은 게임을 찾을 때 Saints Row, Sleeping Dogs, Mafia: The Old Country, Watch Dogs, Cyberpunk 2077 중 내 취향이 어디에 붙는지 기준을 잡아 본다.

뉴스
김지훈
GTA와 비슷한 게임 다섯 편, 각자 누구에게 맞는지 갈라 보기

GTA와 비슷한 게임을 찾는 사람이 실제로 원하는 건 범죄 조직의 세계라기보다, 차를 몰고 도시를 가로지르며 아무 순서로나 일을 벌이는 자유다. GTA 같은 게임을 고를 때 자주 실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범죄라는 소재만 보고 고르면 운전과 총격, 미션 순서라는 골격이 빠진 작품을 집게 된다. 그럼 다섯 편 중 무엇부터 켜야 할까? 아래 작품들은 그 골격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비틀었으니, 누가 무엇을 켜야 하는지만 짚는다.

GTA 같은 게임을 찾다 Saints Row에서 웃음부터 챙기는 사람들

퇴근하고 두 시간쯤 진지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면 Saints Row가 맞다. 2022년 Volition이 만들고 Deep Silver가 낸 이 작품은 미국 남서부를 본뜬 산토 일레소를 무대로 삼는다. 캐릭터를 직접 만들고, 갱단을 꾸려 도시 곳곳에 자기 사업을 벌이는 구조다. 미션 사이에 벌어지는 소동이 대부분 웃음 쪽으로 기울어 있다. 총격의 손맛이 GTA보다 가볍다는 지적은 인정할 만하다. 대신 이동과 소동의 리듬이 짧고 잦아서 한 시간만 켜도 뭔가 해냈다는 느낌이 남는다. PC와 콘솔에서 돌아간다.

Sleeping Dogs는 총을 꺼내기 전에 주먹부터 나가게 만든다

2012년 United Front Games가 만들고 스퀘어 에닉스가 낸 이 게임의 중심축은 사격이 아니라 근접 격투다. 홍콩 경찰 웨이션으로 삼합회에 잠입하는 설정 자체가 총을 숨기는 이유가 된다. 전투는 상대의 공격을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쳐 흐름을 끊고, 붙잡은 몸을 공중전화 부스와 식당 의자, 난간 같은 주변 사물로 밀어 넣는 식으로 이어져서, 골목 하나가 그대로 격투장이 된다. 이 구조는 도시를 배경에서 전투 도구로 바꿔 놓는다. 추격전과 총격도 있지만 비중은 낮은 편이다. 손맛을 확인하려면 원판보다 2014년에 나온 결정판이 낫다.

GTA와 비슷한 게임을 찾는다면 Mafia: The Old Country의 규모는 다르게 봐야 한다

오픈월드를 기대하고 이 작품을 켜면 첫 시간에 실망한다. 2025년 Hangar 13이 만들고 2K가 낸 1900년대 시칠리아 이야기인데, 도시와 시골길은 넓어도 자유롭게 놀 공간이 아니라 이야기가 지나가는 배경에 가깝다. 미션은 정해진 순서로만 열리고, 목표를 다른 방식으로 풀 여지도 거의 없다. 대신 총 한 발의 무게가 다르다. 엔초 파바라가 조직에 들어가며 치르는 대가가 미션마다 쌓이고, 선택지보다 분위기와 대사가 오래 남는다. 샌드박스가 아니라 범죄 영화 한 편을 앉아서 보는 쪽이다. PS5와 엑스박스 시리즈, PC에서 돌아간다.

장점

  • 1900년대 시칠리아의 공간감이 장면마다 살아 있다
  • 총격과 근접이 모두 무겁게 잡힌다

단점

  • 자유도가 낮아 오픈월드로 즐길 거리가 적다
  • 도시에서 스스로 벌일 일이 거의 없다

Watch Dogs가 하는 일은 싸우는 게 아니라 미리 아는 것

이 시리즈의 재미는 총을 잘 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도시의 카메라와 신호등, 보안문을 손에 넣고 상대가 어디에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그래서 플레이가 조용해진다. 정면으로 들어가기 전에 경로를 만들고, 발각되면 도로를 막아 도망친다. GTA처럼 난동을 벌이는 맛은 약하다. 대신 한 구역을 손안에 넣었다는 감각이 남다르다. 잠입과 관찰을 좋아하고 총성보다 화면 정리를 즐기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짧은 세션으로는 Cyberpunk 2077의 재미가 붙지 않는다

나이트 시티는 걸어서 지나가야 정보가 쌓이는 도시다. 1인칭 시점에 빌드가 붙어서, 같은 미션도 근접과 해킹과 사격 중 무엇을 올렸느냐에 따라 다른 길로 풀린다. 여기서 취향이 갈린다. 짧게 몇 번 켜고 끝내려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 반대로 캐릭터를 키우고 대화 선택을 되짚는 쪽이라면 이만한 밀도가 드물다. GTA처럼 즉흥적으로 사고를 치는 맛은 적고, 준비한 장비로 판을 짜는 맛이 크다.

도시를 놀이터로 쓰느냐 도구 상자로 쓰느냐가 취향을 가른다

두 작품을 나란히 켜 보면 도시가 하는 일이 다르다. 산토 일레소는 놀이터다. 담장을 넘고 옥상을 가로질러 사고를 벌이는 쪽으로 열려 있다. Watch Dogs의 도시는 도구 상자에 가까워서, 같은 골목이 감시 카메라와 출입문으로 이루어진 퍼즐로 바뀐다. 그래서 기분이 갈린다. 웃으면서 부수고 싶은 날은 앞쪽, 조용히 계산하고 싶은 날은 뒤쪽이다.

GTA와 비슷한 게임, 첫 편은 규모가 아니라 밀도로 고르면 된다

다섯 편 중 첫 편으로 Sleeping Dogs를 권하는 이유는 규모가 아니라 밀도다. 도시가 좁고 이동이 짧아서 무엇을 해야 할지 헤매는 시간이 적다. 순서를 정해 두면 하루면 감을 잡는다.

  1. 결정판을 설치하고 초반 두 시간은 메인 미션만 따라간다.
  2. 격투 훈련이 열리면 반드시 들러 받아치기 감각을 익힌다.
  3. 차량 추격 구간을 지난 뒤에 서브 미션으로 퍼진다.

이 순서를 지키면 이 게임이 왜 GTA 대안으로 불렸는지 몸으로 알게 된다.

결국 남는 기준은 오늘 시간이 얼마나 있느냐다. 한 시간이면 Saints Row나 Sleeping Dogs로 충분하고, 주말을 통째로 비웠다면 Cyberpunk 2077을 켜면 된다. 이야기에 잠기고 싶은 날은 Mafia: The Old Country, 조용한 잠입이 당기는 날은 Watch Dogs 쪽으로 손이 간다. GTA와 비슷한 게임을 찾는 일은 자기 하루를 먼저 들여다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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